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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강산 마라톤대회2006-2-8 맑음

임탁규 2007. 3. 9. 14:08

 

일등이다.
드디어 꿈에도 고대하던 일등을 한것이다.
kbs 세상의 아침 프로에 인터뷰를 하는데, 우승 소감도 제대로 말하지 못했다. 

 
전체 200명이 채안되는 참가자중 풀코스 참가자는 그나마 7,80명 밖에 되지않는

소규모 대회, 금강산 이라는 한정된 장소에서 치러진 대회 였기에 가능 했다고

생각된다.  하지만, 일정부분 인정 하지만 내스스로의 노력이 있었기에 가능

했다고 생각한다.

30km 이후의 신계사 코스의 상당히 어려운 코스임에도 최고 기록을 낸것이

그것을 증명 하는 것이다. 이번 금강산 여행은 kbs 인터뷰팀의 말처럼 내생애

최고의 여행이 된것이다. 


대회후 많은분들이 축하 인사를 해줬고, 다음날에도 여러분들이 인사를 건네는

잠시나마 유명인이 되어었다. 물론 금강산 온정각 일대의 현대 아산의 해방구

안에서의 일이지만 말이다.


2시간 53분44초.
0~5-20분 14초.     5~10-20분38초.  10~15-19분59초.
15~20-19분03초.  20~25-19분44초. 25~30-19분39초.
30~35-23분07초   35~42-31분20초.


 

스무해 결혼 기념으로 금강산에 다녀 왔습니다.
선배님들 계신데 세월 얘기해서 그렇지만 참 빠르네요, 마음은 삼십대 청춘인데,

큰녀석은 하마 대학을 들어가니 나이를 먹어가기는 가는 모양입니다.

어려서 부터 수없이 듣던 금강산 이지요, 민족의 명산이라는..반나절씩 두번

(삼일포와만물상), 겉모습만 둘러보니  높은 기대치를 만족 시키기에는 조금은 부족한듯

싶습니다.  

수많은 기암 괴석을 머리에 이고있는 금강산의 위용은 그래도 장엄하고 아름답습니다.

통일이 되어 금강산의 능선 구석 구석을 발품을 팔며 돌아 다녀야 제대로 알것 같습니다.
금강산으로 향하는 도로와 숙소가 있는 장전항 일대, 그리고 남북 이산가족이 상봉하던

금강산호텔 주위의 온정각(온정리) 식당가는 이미 북한땅이 아니였습니다.

먹고 마시는 남한의  관광객들에게 점령당한 해방구가 되어 있었고요. 비수기인 겨울철

인데도 수백명의 남축 관광 인파와 번호판을 가리고 그들을 집적 실고온 남한의 대형 관광

버스들 한참 전성기때의 설악동 모습을 보는듯 합니다.

북한 주민들은 주로 자전거로 이동하고 그도 안돼, 머리에 보따리를 이고 걷는 아낙들과

등짐을 지고 걷는 주민들의 모습, 유리없이 비닐로 덮어놓은 소학교 창문 등이 주변의

모습 입니다. 그나마 관광지라서 사정이 조금은 낫다는 것이 그렇습니다.

하지만, 관광지 주변의 북한 안내원들은 이미 자본주의 옷을 갈아입고 남한 관광객들의

주머니를 털어내고 있더군요. 보따리를 이고 십리길을 걷는 주민들과 화사한 미소를
띄우는 관광지의 안내원들 그것이 아마도 북한이 처한 현실이자 고민일듯 싶습니다.

겸사 겸사 갔으니, 마라톤 야그 조금만하고 마무리 합니다.
요새 컴퓨터 사용이 영 거시기 합니다. 내일이나 되야 올리겠네요.

장전항 해금강 선상호텔 앞에서 출발합니다. 고만 고만한 언덕 세개를 넘으니 5km 입니다.
여기서 10km주자들은 우회전 온정각으로 풀주자들은 좌회전 하여 속초 방향으로 달립니다.

10km 주자들과 헤어지니 200m앞에 두명이 달리고 있더군요. 17.5km 반환점까지 왕복

25km는 반환점앞에 언덕 하나를 두고는 지루한 평지길입니다.

나무 한그루 없는 벌거숭이 야산에 대공화기나 야포일듯 싶은 것들이 위장막도 없이 짚을

얹은 원두막 형태로 드문드문 서있는것이 분단의 현장 휴전선 근처라는 것을 말하고 있는것

같습니다.

세번째로 반환하고 오던길을 되 밟으니 멀리 금강산의 자태가 한눈에 들어와  그나마 조금

달리기가 수월 합니다. 금강산 여행은 "하지마" 여행이라 합니다.
이것저것 하지말라는 금기사항이 많아서 그렇다 합니다.

쿨맥스 긴팔위에 클럽 유니폼을 입고 달렸는데, 유니폼의 왼쪽가슴에 달린 태극기가 유난히

신경 쓰입니다. 주로의 초병들이 내가슴만 쳐다 봅니다. 주로 양편에 거의 2km 간격으로

서있는 초병들은 아주 앳되 보입니다.

열일곱이면 군대에 간다는 그들, 고등학교에 다녀야할 우리 자식들 나이 입니다. 나도 어려서

우유를 못먹고 컸는데, 북측 초병들도 그런가 봅니다. 대체로 키들이 작습니다.  여드름 얼굴에

앳된얼굴들...

아마도 제일 졸병들 일겁니다. 우측 건너편 부대에서는 고참들이 축구를 하고 있습니다.
400m 까지 멀어졌던 앞선 두명의 주자들 입니다. 무리하지 말자며 꾸준히 페이스 지키며

달리니 어느새 코앞에 있습니다.

한명을 추월하고 20km를 지나며 일등주자와 어깨를 나란히 달립니다. 철원분인데 철원의

하프 아이언맨 대회를 주관 하신다고 하기에 악수까지 해봅니다. 40분대를 노리는 고수

이신데 초반에 오버 하신듯 페이스가 쳐집니다.  잠시 고민하다 그분과 헤어져 몸가는데로

달립니다. 이제는 앞에 아무도 없습니다. 멀리 갤로퍼가 인도차를 자쳐하고 바로 앞에는

MTB를 탄 도우미가 길을 잡아 줍니다.

손에 잡힐듯 점차 가까워져 오는 금강산을 바라보며, 금강산에서 이런 호사를 다해본다

하고 생각해 봅니다. 내기록으로 어디가서 선두 호위차를 앞세우고 달려 보겠습니까.

30km를 찍고 1km를 못미쳐 올라가면 좌측으로 신계사쪽으로 올라 갑니다.
우측으로는 조금만 올라가면 온천장앞에 골인 지점이 있습지요. 6.25전쟁중 소실되었다

얼마전부터 조계종의 도움으로 복원공사를 하는 신계사는 내금강에서 가장큰 사찰이라

합니다.

신계사를 지나 36.4km쯤인가에서 반환하는 신계사 코스는 제일 힘든 구간 입니다.

더구나 바람이 강하게 불어 설상가상 입니다. 고개를 숙이고 팔치기를 크게해도 좀채

앞으로 나가는 느낌이 없습니다. 페이스가 뚝 떨어집니다. 벌어놓은것 까먹고 있습니다.

이제 내리막 입니다. 신계사를 향해 힘겨웁게 오르는 주자들과 일일이 수인사를 합니다.

 낙락장송 시원하게 뻗은 신계사 산길의 미인송을 바라보며 뼈속까지 으시시한 금강산의

시원한 바람을 가슴속 가득 채우며 내 달립니다.

금강산 이라한들 풀코스 마지막의 고통이야 어디 가겠습니까, 하지만, 이제 힘들지 않습니다.

좌측으로 평양 최고의 냉면 옥류관, 53억을 들여 평양 옥류관과 똑같이 지었다는 그 옥류관을

돌아서니,징소리가 들립니다.

가장 아름답게 기억될 42.195k 를 마감 합니다.
20k를 넘게 함께했던 mtb 길안내 도우미가 잔차에서 내리는 모습에 이어 두손을 높이

쳐들은 아내의 모습이 보입니다. 수고했다는 mtb 도우미의 인사를 받으며 피니쉬

라인으로 빨려 들어 갑니다. ~ 2:53'44".

*****
재미있는 낙수거리가 제법 있는데 재주가 없습죠.
천상, 막걸리나 한잔 걸쳐야 술술 나올겝니다.
북극의 곰처럼 한겨울을 꼼짝 안했더니 보고싶은
얼굴들이 아련 합니다. 잔차 타고 이른봄이 어디만큼
왔는지 나갈볼때가 된듯 싶습니다.





61.82.59.146